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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커스] 무노조 경영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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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커스] 무노조 경영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노조조직률 하락 세계적 추세
대기업노조 기득권세력 변질
최저임금법 등 법적 장치로
근로자 보호 충분히 가능해져

지난 5월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이 무노조경영 원칙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얼마 전 7개 주요 계열사 중에 삼성화재가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한편 삼성전자서비스와 에버랜드의 노조활동 방해, 즉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재판은 현재 진행형이다. 1심에서 법정구속됐던 삼성전자 이사회의 전 의장은 2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지만, 다른 전·현직 임직원들은 노조 운영에 불법하게 개입했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이 유지됐다. 노조활동을 방해하는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면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무노조 또는 비노조 경영 상황 자체가 벌을 받아서는 곤란하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주요 선진국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하락 추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호주 등 주요 선진국 노동조합 조직률은 2000년 이후 예외 없이 하락 추이를 보이고 있다. 매우 높은 조직률을 보이는 스웨덴, 노르웨이와 같은 북유럽 국가들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노동자 대투쟁이 끝나는 198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로는 18.6%, 통계청 기준으로는 19.8%로 최고의 조직률을 보이지만, 이후 하락과 정체를 보였다. 현 정부 들어 증가 추이를 보여 2018년 말 기준으로 11.8%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살필 내용은 공무원은 82.7%, 공공부문은 68.4%의 조직률을 보이지만, 민간부문은 9.7%로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 규모별로 볼 때 30명 미만 영세 소규모 기업에서 일하는 임금근로자는 1175만명이지만 그중에 조합원은 1만2000명으로 조직률이 0.1%에 불과한 반면에, 300명 이상 대기업에서 일하는 경우에는 조직률이 50.6%로 절반 이상의 임금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 조직률이 하락하는 배경으로는 다음의 몇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로는 의회와 정부의 법제화 노력이다. 과거에는 노동조합 활동을 통해 근로자를 보호했지만 이제는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임금채권보장법, 고용보험법 등 근로자 보호를 위해 우리나라 고용노동부가 관리하는 법률만 36개다. 조합원 여부에 상관없이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법률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 결과 노동조합 활동 영역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아직도 최저임금법이 없는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노동조합이 최저임금법 제정을 반대한다.

두 번째는 노동조합이 근로자 전체를 대변하는 데 한계를 보인다는 점이다. 부당하게 대우하는 사용자와 맞서서 전투적으로 노동운동을 해야 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밀레니얼 세대를 대변하는 노동운동은 과거와 달라질 필요가 있다. 젊은 근로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면, 노조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가지게 되고, 결국 노조 가입에 소극적이 된다.

세 번째는 결국 시장이다. 노동조합 활동은 임금에 대한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해 임금 인상을 얻어내는 것인데, 글로벌 시장 경쟁 심화로 사용자가 독점시장의 우위를 잃게 되는 경우 임금 인상이 어려워지고, 고용까지도 불안해진다. 한때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했던 미국 자동차노조도 독일, 일본, 그리고 한국 자동차 수입으로 인해 노조활동이 급격히 약화됐다.

다만 공무원이나 공공부문은 사용자도 선출직이 많아서 노조와 대립적인 관계를 원하지 않고, 경쟁 시장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당분간은 노조 가입에 따른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직률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민간부문에서 특히 중소 규모 기업에서는 거의 노조가 없는 게 일반적인데, 무노조나 비노조 경영 상황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시장 경쟁에서 생존을 목표로 하는 기업인의 경영 의지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영면 한국경영학회장·동국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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