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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의 검찰’ 강화할 잘못된 개혁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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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의 검찰’ 강화할 잘못된 개혁안

이른바 ‘검·언(檢言) 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검사장과 부장검사 간의 몸싸움은 그 원인이나 이유를 불문하고 초유의 모습이라 황당하다. 이후에도 검찰은 정치적 격랑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볼썽사나운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검찰은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만, 이 역시 검찰 정치화의 다른 모습은 아닌지 안타깝다.

이번 사건의 과정을 보면, 먼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갈등이 있었다. 이 사건에서 법무장관은 검찰청법 제8조에 따라 검찰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했다고 했다. 그런데 이 규정은 법무장관이 구체적 사건에서 검찰총장만 지휘·감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법무장관이 직접 구체적 사건에 개입할 여지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검찰청은 법무부 장관 소속 기관으로 검찰에 대한 장관의 정치적 영향력을 배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사건에서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한동훈 전 고검장에 대한 수사 중단을 권고한 것도 한몫했다. 이 권고 결정에 대해 여당 일각에서는 수사심의위 구성의 공정성을 문제 삼기도 했다. 그런데 2018년부터 시행 중인 수사심의위는 수사와 기소 전 과정에서 각 분야 외부 전문가들의 심의를 받아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검찰 자체 개혁의 하나로 도입된 제도임을 고려해야 한다.

얼마 전에는 법무부 내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전국 고검장에게 분산·이관하고,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서 고검장을 수사지휘하도록 하는 검찰개혁안을 내기도 했다. 이는 검찰총장에게 집중된 수사지휘권을 분산하자는 것이지만,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강화함으로써 오히려 검찰 수사가 정치적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 있는 문제만 드러냈다.

검찰사에서 보듯이 검찰은 조직적으로 정치적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정부조직법상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를 관장하는 검찰의 상급기관이다. 국가공무원법에는 직무 수행에 있어 소속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할 의무가 규정돼 있다. 검찰은 관련 법에 따라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검찰은 형사절차에서 수사·기소권을 행사하는 이른바 준(準)사법기관이란 점에서 전적으로 행정기관의 성격만 갖는 건 아니다.

형사절차는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법적 절차로, 객관성과 공정성이 보장돼야 한다. 검사는 검찰청법에 따라 검찰사무에 관해 소속 상급자의 지휘·감독에 대해 복종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검찰청법에는 검사의 직무 수행과 관련해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정치적 중립 준수와 권한 남용 금지가 규정돼 있다. 검사가 수사·기소에 있어서 상급자의 지휘·감독을 받는다고 해도 수사·기소권의 행사에서는 정치적 중립을 준수해야 한다.

법리적으론 수사·기소권 행사에 정치적 중립이 준수돼야 하지만, 현실적으론 어렵다는 걸 국민도 알고 있다. 헌법은 국가권력이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했고 검찰권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검찰은 현실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어 이를 애써 외면하는지 모르겠다. 민주 법치국가에서 공무원의 상명하복은 무조건 상급자의 지시나 명령에 복종하는 게 아니라, 법에 근거한 정당한 명령이나 지시에 복종할 의무를 말한다. 국민이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것은 검찰이 정치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검찰개혁의 핵심은 수사·기소에 있어 정치적 영향을 일체 배제함으로써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김상겸 동국대 교수·헌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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